潤物無聲

두보는 그의 春夜喜雨(춘야희우)에서 潤物細無聲(윤물세무성)이라며 소리없이 만물을 적시는 봄비를 노래했는데 춘분을 맞아 반가운 빗님이 오신다. 바위와 나뭇잎에 떨어지는 봄비에는 아쟁을 튕김 같은 청아한 울림이 있고, 소소히 부는 바람에는 맑고 고운 생황 소리가 묻어 있다.

 오늘도 어김없이 행장을 차리고 산을 오른다. 곳곳에 개나리, 진달래, 매화, 산동백, 이팝, 목련, 벚꽃과 산야초들이 봄볕 아래 눈부시다. 구름을 머금은 푸른 산골물은 봄 마음을 뿜어내고 수놓은 비단인양 꽃들은 향과 미색을 다투고 있다. 지금 화지산에는 봄이 한창이다.

好雨霏霏響雅箏(호우비비향아쟁)
東風瀟瀟奏淸笙(동풍소소주청생)
含雲碧澗春心噴(함운벽간춘심분)
繡錦千花馥艶爭(수금천화복염쟁)

좋은 비 몹시 내리니 청아한 아쟁소리 울리고
봄바람 소소하니 맑은 생황 연주 들린다.
구름 머금은 푸른 산골물은 춘심을 뿜어내고
수놓은 비단인양 온갖 꽃들은 향과 미색을 다투는 도다.
(시제 春花爭艶, 운자 箏 笙 爭, 7언절구 측기식)

#潤物無聲 #好雨 #春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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